어느날인가 유튜브에서 책소개하는 영상을 봤다. 제목은 작은 땅의 야수들.
600쪽이 넘는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등등 여러가지 책을 읽고 난 소감들이 있어서 어떤 책일까 싶어 사보게 되었다.
이 책의 세세한 부분을 말하기 전에 책을 다 읽고 난 소감을 먼저 말한다면 화가 난다.
60년대 국가의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목적 아래 한일 외교관계 정상화와 청구권 협정으로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일본에게 책임을 다 했다는 식의 빌미를 제공한 정치인들에게 화가난다.
제 국민 제대로 못 지키고 일부 매국노 관리들에 의해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온 국민이 36년간 온갖 핍박과 고난을 격게 만든 조선의 정치인에게 화가난다.
이 소설은 옥희라는 어린아이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살아가고 늙어가며 격게 되는 일들을 써 놓은 소설이다.
하지만 여기서 옥희라는 인물은 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가장 힘이 없는 여자, 그것도 아이라는 대상을 통해 어떤 고생을 하고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를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을 하나씩 설명해보자.
주인공 옥희
평양 출신으로 어린 나이에 평양기생 은실에게 팔려 기생 수업을 받게 된다. 은실에게는 연희와 월향이라는 두 딸이 있는데 월향이 일본군 장교 야마다에게 강간을 당하게 되고 은실은 그 사람을 피하기 위해 연희, 월향, 옥희를 서울에 사는 동생인 기생 단이에게 아이들을 맏긴다.
서울로 온 옥희는 단이에게 기생수업을 받고 기생으로 활동하다 출중한 춤실력과 노래 실력으로 극장의 유명한 배우가 되고 인력거꾼인 안동 김씨의 자손 한철을 사랑하게 되지만 신분의 벽으로 끝내 결혼을 하지는 못한다. 어릴 적부터 거지 출신 정호와 친하게 지내지만 끝내 정호의 사랑은 받아들이지 않고 주변의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며 혼자 남는 삶을 선택한다.
월향
평양의 유명한 기생 은실의 딸로 어린 나이에 일본 장교에게 강간을 당하고 그 길로 서울로 거처를 옮기게 된다. 딸 해순을 낳고 열심히 돈을 모아 기적에서 자신을 이름을 뺀 뒤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 하던 중 외교관과 결혼하여 미국으로 가게 된다.
연희
평양 기생 은실의 둘째 딸이자 월향의 동생으로 서울로 거쳐를 옮겨 단이에게 기생 수업을 받은 뒤 기생으로 활동하지만 서울 유명 극장에서 배우겸 무용수로 유명해진 옥희에게 질투를 느끼고 옥희가 소속되어 있는 극장과 경쟁관계인 극장으로 옮겨 유명한 가수가 된다.
극장 사장의 첩이 되어 아이를 낳고 잠시 편안한 생활을 즐기지만 아편에 중독되면서 버림을 받고 행방이 묘연해졌다가 해방과 동시에 옥희의 친구 정호에 의해 찾게 된다. 하지만 곧 언니인 월향이 있는 미국으로 떠나게 된다.
한철
권위있는 안동 김씨의 방계 자손으로 인력거꾼으로 등장하지만 옥희의 도움으로 야간학교, 대학등을 졸업한 엘리트 청년이 된다.
자신의 꿈과 신분차이로 인해 옥희와 결혼은 하지 않고 자신을 고용해준 당대 서울의 부자인 자전거 수리점 사장의 딸과 결혼 후 자동차 정비사업 등을 통해 큰 돈을 벌며 해방과 전쟁 이후에는 건설로도 엄청난 돈을 버는 사업가가 된다.
정호
평양출신 거지. 강한 기질과 어진 인품으로 서울에 와서 거지 왕초가 되며 후에는 거지들을 모아 건달 패거리를 만들고 시장에서 상인들에게 보호비를 뜯어먹으며 살게 된다. 일제시대에는 공산주의 스승을 만나 독립운동을 하고 해방 후 국회의원까지 되지만 공산주의자로 몰려 사형을 당한다. 어릴적 부터 친하게 지낸 옥희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책은 1918년 부터 1964년 까지의 시대적 흐름을 배경으로 당시 일본은 우리 민족에게 어떤 만행을 저절렀으며 그 속에서 우리 민족은 살아남기 위해 어떤 몸부림을 치고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게 해주는 내용이다.
1919년 3.1운동을 준비하는 과정, 3.1운동 다시 일본이 자행했던 만행. 식민 초기시절 친일세력과 독립세력 사이의 사고의 괴리.
1920~30년대 식민통치에 익숙해져 가는 시기의 사람들의 행동, 독립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비밀스런 활동.
1941~48년 태평양 전쟁 막바지 온잣 수탈을 자행한 일본의 만행에 따른 참상, 해방 후 혼란 등등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옥희와 그 주변 사람들이 겪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 민족이 받아만 했던 고통을 간접적으로 나마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이 계속 생각났다. 미스터 선샤인도 보는 동안 너무나 맘음이 아파 시청을 중단하기를 여러번이었지만 이 책도 마찬가지다.
캐캐묵은 과거사 자꾸 꺼내서 좋을게 뭐있냐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얼마 되지않는 돈을 배상금이라 쥐어주며 모든 것이 다 청산됐다는 태도를 보이며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 조차 하지 않는 일본,
무라야마 담화니 고노 담화니 하며 사과하는 말을 하다가도 총리가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얼굴색 바꿔버리는 일본이 진정으로 사과를 하고 사죄의 행동을 한다고 볼 수 있을까? 서점의 한 컨에는 혐한책이 잔뜩 있다는 건 그만큼 그 책의 수요가 많고 일본인의 정서에는 혐한이 퍼져있다는 말인데 그걸 방치하는 일본이 진정으로 사과를 하고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라고 생각이 되느냐는 말이다.
자신들이 전쟁 때 저질렀던 온갖 만행은 역사에서 빼버리고 국민들에게 가르치지 않으면서 남의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강제 장용 배상에 대해 어떠한 책임있는 행동도 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어떻게 좋게 생각해야 할까?
대한민국이 정말 일본에 돈을 요구하는 것일까? 징용 피해를 당했던 당사자들은 이제 거의 다 돌아가셨다. 그 분들은 돈이 아니라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의 책임있는 행동을 원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해방 후 78년이 지난 지금도 어떠한 사과도 없고 책임있는 행동도 없다.
나는 이 점이 진정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정치인들이 하는 행동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두자.
앞으로도 대한민국은 훨씬 발전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대로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근현대사는 너무나도 아픈 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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